베베터

# G7 “구글·페북, 돈 버는 곳서 세금내라”…법인세 100년 체계 바뀌나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바 IMF 총재,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재무장관(사진 왼쪽부터)이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G7 재무장관 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법인세율 ‘바닥 경쟁’을 멈추겠다고 선언했다. 각국의 법인세율을 최소 15%로 하기로 합의했다. 조세 회피처(Tax Havens)에 본사를 두고 세금 내는 걸 피해온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비롯한 다국적 기업의 행태에 제동을 걸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기업 소재지에 과세를 해온 국제 법인세 체계도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일정 수준의 이익을 초과하는 다국적 기업에 대해 이익의 일부분은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서 법인세로 걷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합의가 이행되면 지난 100년간 국제 법인세 체계를 뒤흔드는 사건이 될 것이란 게 외신들의 평가다.

 

G7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15% 합의"

영국 런던 랭카스터 하우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 둘째날인 5일(현지시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5일(현지시간) G7 재무장관들은 영국 런던에서 공동성명을 통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15%로 설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G7 국가는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영국이다. 미국이 당초 21%의 최저법인세율을 제안했으나 각국의 이견 속 세율을 15%로 낮추며 합의까지 이르는 과정에는 속도가 붙었다.

 

뿐만 아니다. 막대한 이익을 내는 다국적 기업의 경우 영업 활동을 한 국가에 일정 비율의 세금을 내도록 했다. 이익률이 10%를 초과하는 다국적 기업의 경우, 벌어들인 이익의 최소 20%는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서 법인세로 걷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기업의 본사가 있는 국가가 과세했던 국제 법인세 체계를 뒤흔드는 방안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한 세기 동안 바뀌지 않은 국제 조세 체제를 현대화하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미 CNBC도 “G7이 글로벌 세금 개혁을 위한 역사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100년만의 국제 조세 체제 변혁

[AFP=연합뉴스]

이 조치가 제대로 겨냥하고 있는 것은 조세 회피처를 활용해 세금 납부를 피해 온 구글·페이스북·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이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과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도 “아직 최종 기준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빅테크 기업이 새 규칙의 교차점에 서게 될 거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페이스북이나 아마존 같은 기업은 새 계획에 대부분 포함될 것”이라고 답했다.

 

바뀐 제도의 직격탄을 맞게 될 빅테크 기업은 일단 환영 입장을 내놨다. 닉 클레그 페이스북 글로벌 담당 부사장은 “오늘 합의는 글로벌 세금 시스템에 있어 명확성과 공적 신뢰 증진을 향한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아마존도 대변인을 통해 “G7 합의는 국제 세금 시스템의 안정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환영할 만한 걸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발하던 美·유럽 8년 만에 합의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랭카스터 하우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AFP=연합뉴스]

최저법인세율에 대한 G7의 합의는 8년 만에 이뤄진 진전이다. 지난 2013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20개국(G20)은 139개국 간 협의체인 ‘포괄적 이행체계(IF)’를 만들어 글로벌 최저 법인세 등 세금 체제 개편을 논의해왔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대립 속 논의는 지지부진했다. 오히려 양측의 갈등만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빅테크 기업만 큰 피해를 본다며 관련 논의를 사실상 거부했다. 이에 프랑스와 영국, 이탈리아는 일명 ‘구글세’로 불리는 디지털세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빅테크 기업에 부과했다. 이에 미국은 이들 국가에 보복관세 위협을 가했다.

 

美는 기업 탈출 막고, 유럽은 디지털세 공식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 미국 메릴랜드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경례를 받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상황이 급변한 건 지난 4월 조 바이든 행정부가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공정’이란 명분을 내세웠지만, 미국은 6조 달러가 넘는 예산을 투입해 인프라 투자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필요한 재원은 증세로 마련할 방침이다.

 

하지만 커지는 법인세 부담이 커지면 다국적 기업이 미국을 수 있다. 이들의 탈출을 막기 위해 최저법인세율 합의가 필요했던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통해 미국은 다른 나라가 세금에서 상대적 이점을 갖지 못하게 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유럽으로선 이번 합의로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과세를 공식화하는 효과를 기대한다. 미국의 반발과 무역 보복 없이 정당하게 빅테크 기업이 자국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세금으로 거두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과 유럽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요원해 보였던 최저법인세율에 대한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번 합의로 법인세 바닥 경쟁을 끝내고, 미국과 전 세계의 중산층,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정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갈 길 멀어…G20·OECD 등 140개국 설득해야

OECD 주요국 2020년 법인세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G7의 합의로 전 세계 법인세 체계 개편의 첫걸음은 뗐지만 갈 길은 구만리다. 당장 다음 달 9~10일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와 오는 10월 OECD 회의에서 관련 내용의 구체화 과정을 밟아야 한다.

 

이 회의에서 법인세율 적용 국가와 과세 대상 기업 등 세부 사항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야 하지만 약 140개국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기가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수낙 영국 재무장관도 “G7 합의는 단지 첫 단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낮은 법인세율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던 국가의 반발이 변수다. 아일랜드가 대표적이다. 아일랜드는 12.5%의 법인세율을 앞세워 빅테크 기업의 유럽 본부를 유치해왔다. 파스칼 도노호 아일랜드 재무장관은 “거대 내수시장 혜택을 누릴 수 없는 국가들이 낮은 법인세율을 유지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며 12.5% 세율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유럽의 힘겨루기도 여전하다. 미국은 이번 합의로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가 디지털세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세 나라는 이번 합의가 실제로 시행될 때까지는 디지털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미국 내 반발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공화당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이 미국 기업에 손해가 된다며 반대하는 점도 변수”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저법인세율 실제 시행까지는 최대 4년이 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글로벌 최저 법인세가 도입돼도 각국이 '꼼수'를 구사하며 이 제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게리 허프바우어 미 피터슨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각국이 법인세율을 올리고는 소득공제나 세액공제, 보조금 등으로 세금 감면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https://news.joins.com/article/24075526

G7 “구글·페북, 돈 버는 곳서 세금내라”…법인세 100년 체계 바뀌나

조세 회피처(Tax Havens)에 본사를 두고 세금 내는 걸 피해온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비롯한 다국적 기업의 행태에 제동을 걸겠다는 것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G7 재무장관들은 영국 런던에서 공동성명을 통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15%로 설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유럽으로선 이번 합의로 미국 빅테크 기업에

news.joins.com

# 대형주의 시간 오나… 외국인·기관, 삼성전자·현대차 ‘싹쓸이’

삼성전자, 8만2000원대 회복

외국인 나흘간 8700억 쓸어담아

기관, 기아·현대차 4800억 순매수

약달러에 자금유입 계속 이어질듯

코스피가 다시금 사상 최고치까지 근접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중·소형주 무대였다면 6월부터는 대형주들이 약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형주를 쓸어담으며 귀환했고 기관 역시 대형주 위주로 순매수하면서 지수 상승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중형주, 소형주에 상대적을 밀리던 대형주들이 힘을 내고 있다. 지난 4일 증시에서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3184.30으로 마감, 지난 5월말에 비해 32.65포인트(1.1%) 상승했다. 이는 소형주 상승폭 2.70%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중형주 상승폭(1.2%)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달에는 대형주는 1.3% 상승하는데 그쳤고 중형주는 5.0%, 소형주는 2.7% 상승한 바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성장 사이클 기대

대형주 중에서는 특히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지난 5월 24일 8만원대가 무너지며 '7만전자'로 추락했던 삼성전자는 지난 5월 28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8만2000원대를 회복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D램 최신 공정에서 경쟁사 대비 개발이 지연된 점,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점,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 불안, 금리 상승과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 등으로 주춤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반도체 수급이 호조를 보이자 반도체 업종 펀더멘털과 성장 사이클이 회복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며 상승세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팀장은 "그동안 반도체 업종이 약세를 보인 이유가 공급 부족 우려이며 이미 선반영 됐다"면서 "공급 부족이 오히려 많은 수요 때문이라면 앞으로 삼성전자 주가 흐름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 평균 판매가격 상승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로 주춤하던 현대차와 기아 주가 역시 최근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나란히 지난달 28일부터 6거래일 동안 상승했다. 이 기간동안 현대차 주가는 9.52%나 상승했고 기아 주가는 10.2% 올랐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미국시장에서 역대 최대 판매를 기록하며 합산 점유율 11%를 달성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은 완성차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할인 판매가 사라지고 있다"며 "대당 평균 판매 가격도 상승하면서 대당 이익 증가로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카카오, 자회사 가치 확대

네이버와 카카오도 최근에는 주춤하지만 콘텐츠 부문을 이끄는 자회사들에 대한 기대감이 커 여전히 성장 동력이 살아있다는 평가다. 네이버의 경우 콘텐츠 사업가치 추정치가 15조원에 달한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5조원의 콘텐츠 사업가치는 세부적으로 웹툰·웹소설 10조원, 제페토 및 위버스 2조원, 스노우 및 기타 서비스 가치 1조원"이라며 "웹툰 고성장에 따른 거래액(GMV) 증가와 웹소설 북미 1위 왓패드 플랫폼 인수효과, 로블록스 상장에 따른 제페토 기업가치 재산정 등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카카오도 주요 자회사의 기업공개(IPO) 수혜가 기대된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영업손익분기점(BEP) 돌파가 예상된다"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재팬도 IPO를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인, 기관 순매수 관건

대형주 상승을 위해서는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얼마나 지속될 지가 관건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28일부터 6월 4일까지 1조613억원, 기관은 115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이 기간 삼성전자를 8738억원, 현대차 3019억원, 기아 2608억원, LG화학을 1516억원, SK하이닉스를 1457억원 순매수했다.

기관 역시 기아(2950억원), 현대차(1862억원), 삼성전자(1359억원) 등의 주식을 순수하게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테이퍼링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 증시가 불리한 상황이지만 달러 약세가 이어지는 국면에서는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더 내다 팔 이유가 없다고 진단하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 호조에 힘입은 정보기술(IT)·자동차,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리오프닝 관련 주식들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https://www.fnnews.com/news/202106061742439152

대형주의 시간 오나… 외국인·기관, 삼성전자·현대차 ‘싹쓸이’

코스피가 다시금 사상 최고치까지 근접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중·소형주 무대였다면 6월부터는 대형주들이 약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형주를 쓸어담으며 귀환했..

www.fnnews.com

# 아마존이 한국 상륙한다····최태원 '11번가 승부수'

최태원(61) SK그룹 회장이 글로벌 1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인 미국의 아마존과 손잡고 국내 유통 시장 재편에 나선다.

 

최태원式 ‘게임 체인지’ 성공할까

SK그룹 관계자는 6일 “SK텔레콤의 이커머스 기업인 11번가의 신주인수권을 통해 전체 지분의 30%를 아마존에 넘기는 방식으로 양사 간 협력을 강화하게 됐다”며 “아마존은 신주인수권을 바탕으로 최대 50%까지 11번가의 지분을 가질 권리도 얻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아마존이 11번가의 1대 주주로 올라설 수 있단 의미다. 이럴 경우 SK는 11번가의 2대 주주가 된다.

 

현재 SK텔레콤은 11번가의 지분 80.26%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2대 주주가 되더라도 SK텔레콤은 11번가의 물류망 확충 등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아마존이 직접 국내 물류망에 투자하기엔 규제 등 여건이 만만치 않아서다. SK텔레콤은 이런 내용을 담은 계약을 이르면 다음 달 중 아마존과 체결하기로 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 4위 업체인 11번가는 현재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글로벌 유통업체 순위.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SK그룹이 11번가 운영과 관련한 주도권을 아마존에 사실상 넘기기로 한 건 급변 중인 한국 유통 시장에서 현재 11번가의 경쟁력만으로는 사실상 세(勢)를 불리기 어렵다는 현실적 인식이 녹아있다.

 

11번가 만으론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어려우니, 아마존이 사실상 직접 ‘링’에 올라 실력을 보여달라는 의미다. 아마존은 이커머스 글로벌 선두 기업이자 월마트(매출 5240억 달러)에 이어 세계 2위(매출 1584억 달러) 유통업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11번가의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6% 선이다. 롯데쇼핑 계열의 롯데ON(점유율 5%)보다는 우위에 있지만, 업계 1위인 네이버(17%)와 2위인 쿠팡(13%)과는 제법 차이가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국무총리-경제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해 김부겸 총리의 발언을 메모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2016년에는 11번가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이 10%로 이베이코리아(18%)에 이은 2위였다. 당시 네이버의 점유율은 7%, 쿠팡은 4%였다. 이커머스 시장은 계속 커지는데 11번가는 사실상 제자리걸음 내지는 역성장을 한 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61조원이던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 규모가 2025년에는 27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최태원 회장으로선 국내 몇 남지 않은 ‘블루오션’인 이커머스 시장, 더 나아가 유통 시장 전체를 네이버와 쿠팡에 이대로 넘어가는 걸 막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최태원 식(式) 실용주의’인 셈이다. 최 회장은 2011년에도 그룹 안팎의 반대에도 당시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를 인수해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워냈다.

 

SK그룹 관계자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현재의 치킨게임 상황을 거쳐 앞으론 한두개 소수 기업만 살아남아 시장을 독과점할 것으로 보인다”며 “약한 부분을 과감한 글로벌 협업을 통해 보완하고, 이를 통해 유통 시장 내 꾸준한 경쟁이 이뤄지게 하는 것이 회사와 소비자에 이로운 것으로 판단함에 따라 아마존과 협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승부사 박정호, 아마존과 협업 주도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겸 SK하이닉스 부회장. [중앙포토]

 

아마존과의 협업은 그룹 내에서 ‘승부사’로 통하는 박정호(58)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주도했다. 여기에 글로벌 통(通)인 하형일(51) SK텔레콤 Corp2센터장이 힘을 보탰다. 박 부회장은 당초 계획과 달리 지난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방문단에 참가해 최 회장을 보좌하지 않고, 같은 기간 별도의 출장길에 올라 아마존과 관련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관련 작업도 차곡차곡 진행 중이다. SK텔레콤은 11일 이사회를 열고 SK텔레콤을 존속법인인 ‘인공지능&디지털인프라 컴퍼니’와 중간지주사격 신설회사인 ‘정보통신기술(ICT) 투자전문회사’로 나누는 인적분할 안을 의결하기로 했다. 11번가와 SK하이닉스·ADT캡스 등은 신설하는 투자전문회사 아래에 편입될 계획이다.

 

270조원 이커머스 시장은 격랑 속으로

SK그룹과 아마존의 협업이 구체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다시 한번 격전장으로 바뀌게 된다. 기업 입장에선 매년 20% 가까이 커지고 있는 몇 안 되는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네이버와 손을 잡은 신세계·이마트가 그 한 축이고,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을 통해 실탄을 확보한 쿠팡도 국내 유통 시장에서 패권을 노린다. 여기에 전통의 유통 강자인 롯데쇼핑도 롯데ON의 새 대표로 이베이코리아 출신을 영입하는 등 전열을 다듬으며 일전을 벼르는 중이다.

 

당장 7일 본입찰을 앞둔 이베이코리아 매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12%를 점하고 있지만, 최근 네이버와 쿠팡 같은 경쟁사에 밀리면서 입지가 아주 좁아져 있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아마존과 11번가 연합군까지 시장 경쟁에 뛰어든다.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는 롯데와 신세계, SK텔레콤, 사모펀드이자 홈플러스의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이들 기업 중 누구든 이베이코리아를 가져가면 단숨에 이커머스 시장 3위 업체로 올라서게 된다.

 

SK텔레콤 역시 변함없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대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는 인수가격 부담에 더해 이베이코리아의 미래 경쟁력에 의문을 품는 견해가 많다. 그래서 본입찰 자체가 미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https://news.joins.com/article/24075703

[단독] 한국 상륙하는 아마존...최태원 '11번가 승부수'

‘최태원 식 실용주의’인 셈이다.

news.joins.com